기저귀 발진이든 태열이든,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고 불안합니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기 피부는 빠르게 반응하지만,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차근차근 원인을 찾고 돌보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을 겪으며 아이와 저도 함께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다 똑같아 보여요 - 헷갈리는 기저귀 발진과 태열
아기가 처음 피부 트러블을 겪기 시작했을 때, 정말 멘붕이었습니다. 엉덩이가 빨개져 있길래 "이게 발진인가? 태열인가? 하고 헷갈렸습니다. 신생아와 영유아의 피부는 어른보다 훨씬 얇고 민감해서 발적(붉은 기)이 쉽게 생기는데, 그 모양이나 범위가 미묘하게 달라서 초보 부모에게는 구별이 참 어렵습니다. 특히 기저귀 발진과 태열은 육안으로 봤을 때 꽤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더 헷갈립니다. 하지만 이 둘은 생기는 부위, 원인, 그리고 피부 상태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저귀 발진은 주로 엉덩이, 허벅지 안쪽, 성기 주변처럼 기저귀가 직접 닿는 부위에 좁쌀처럼 뾰루지가 올라오거나, 피부가 벗겨지는 형태로 시작됩니다. 반면 태열은 볼, 이마, 목, 겨드랑이 등 열이 많이 나는 부위에 오돌토돌한 붉은 뾰루지가 생기고, 심할 경우 진물이나 노란 껍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 아기도 처음에는 양 볼이 붉게 달아올라 태열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원인은 너무 더운 실내 온도와 땀이었습니다. 아기 피부는 온도와 습도에 정말 민감해서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바로 피부 반응이 나타납니다. 기저귀 발진은 통풍이 안 되는 기저귀 속에서 생기고, 태열은 머리나 목, 얼굴처럼 땀이 많고 열이 쉽게 차는 부위에 생긴다는 점이 구별 포인트입니다. 구분이 어렵다면 목욕 후에 관찰해 보면 됩니다. 발진 부위가 물이나 로션으로 닦아낸 후에도 계속 붉고 번들거리면서 축축하다면 염증성(기저귀 발진) 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시간이 지나도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남아 있고, 건조하거나 각질처럼 보인다면 태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저귀 발진, 이것만 기억하세요
아기가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은 기저귀 교체 주기를 짧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원래 3~4시간마다 갈았는데, 발진이 생긴 후에는 2시간으로 줄였습니다. 특히 설사 중이거나 배변 직후에는 바로 갈아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기저귀를 교체할 때에는 물티슈보다는 미온수에 적신 부드러운 거즈로 닦아주는 것이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훨씬 좋았습니다. 깨끗하게 말린 뒤에는 발진 전용 크림을 얇게 펴 바르는데, 저는 징크 옥사이드 성분이 들어간 비판텐 크림을 사용했습니다. 진정 효과도 있고 피부 재생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다만 꼭 기억할 점은,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발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촉촉한 상태에서 크림을 바르면 오히려 더 자극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사용하던 기저귀 브랜드도 바꿨습니다. 더 얇고 통기성이 좋은 제품으로 바꾸고 나니 훨씬 덜 답답해 보였고, 자주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통풍이 정말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하루에 한두 번은 기저귀를 벗긴 채 10~15분 정도 엎드려 두거나, 마른 방수 패드 위에 눕혀 엉덩이를 공기에 노출시켰습니다. 공기 접촉만으로도 피부가 회복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기저귀를 너무 꽉 조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교체할 때마다 피부 상태를 살피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만약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진물, 피부 짓무름, 통증 반응이 보이면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으로 악화됐을 수 있으니 소아과나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항생제나 항진균제 크림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기저귀 발진은 조기 대응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대부분은 잘 관리하면 빠르게 호전되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태열은 체온 관리와 보습이 핵심이에요
태열은 진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하는 피부 트러블입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볼에 오돌토돌하게 뭐가 올라오면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땀띠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점점 이마와 눈두덩이, 귀 뒤까지 퍼지는 것을 보고 당황했었습니다. 혹시 아토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게 태열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체온 조절이 아직 미숙한 아기 몸에 열이 쌓이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특히, 여름철, 환절기, 또는 땀이 많이 나는 아이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과도한 체온입니다. 덮은 이불이 너무 두껍거나, 수유 중 엄마 체온이 많이 전달되거나, 실내 온도가 24도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태열이 더 쉽게 발생합니다. 저는 이후로 실내 온도를 21~22도로 유지하고, 통기성 좋은 면 소재의 얇은 옷만 입혔습니다. 그리고 하루 2~3회 미지근한 물로 얼굴을 닦아준 뒤, 수분감 있는 약산성 로션을 발라주었습니다. 아기 피부 장벽이 약하므로 자극 없는 보습이 정말 중요합니다. 너무 기름진 연고보다는 산뜻한 로션 타입이 잘 맞았습니다. 만약 피부에 진물이 나거나 노란 딱지가 생기기 시작하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기 피부는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오히려 빠른 회복을 돕습니다. 하루 만에 나을 수 있는 문제를 몇 날 며칠 끙끙대며 키우는 건 부모나 아이 모두에게 힘든 일입니다. 결국 태열은 과열 관리가 핵심입니다. 실내 온도, 옷차림, 보습, 세안 습관, 수분보충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피부가 점점 안정되어 가는 걸 보게 될 것입니다.
아기 피부 트러블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여도, 원인과 대처법이 전혀 다릅니다. 기저귀 발진과 태열을 정확히 구별하고 그에 맞는 관리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불편함은 줄고,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찰과 빠른 대응,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