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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음식 안 먹는 아이, 턱 발달 괜찮을까?

by 케이맘K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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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 후 아이 간식을 챙기다 보면, 혹은 밥상 앞에서 아이를 바라보다 보면 이런 고민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왜 우리 아이는 단단한 건 이렇게 싫어할까?" 사과, 오이, 고구마처럼 조금만 씹는 힘이 필요한 음식은 입에 넣자마자 뱉어버리고, 부드럽고 잘 넘어가는 음식만 고집하는 모습은 많은 부모님의 공통 고민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먹기 편한 음식을 선호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단단한 음식을 지나치게 거부하는 경우 턱 성장과 구강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단단한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아이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Raymond Petrik 과일 먹는 유아

단단한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들이 단단한 음식을 싫어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씹는 힘(저작근)의 발달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씹는 근육은 사용할수록 강해지는데, 유아기와 초등 저학년 시기는 이 근육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어온 아이들은 씹는 힘이 약해저 단단한 음식이 '불편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고, 자연스럽게 선호도가 떨어집니다. 둘째는 구강 감각 민감도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단단한 음식의 질감을 부담스럽게 느낍니다. 치아에 닿는 느낌이나 질긴 표면의 저항감 등이 예민하게 받아들여져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반대로 감각이 둔한 아이는 단단한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아 먹기를 피하기도 합니다. 셋째는 치아·턱 상태 문제입니다. 충치가 있거나, 치아 배열이 울퉁불퉁해서 씹을 때 힘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으면 단단한 음식을 씹는 순간 통증이나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특정 음식을 이유 없이 거부하던 아이에게 검진에서 충치나 교합 문제(치아 맞물림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지 않은 학습 경험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단단한 음식이 목에 걸렸거나 씹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으면 '단단한 음식 = 힘든 음식'으로 기억되어 더욱 기피하게 됩니다. 즉, 단단한 음식을 싫어하는 행동은 습관·기능·감각·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단단한 음식을 안 먹으면 턱 발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단단한 음식을 씹는 과정은 단순히 음식을 잘게 만드는 행동이 아니라, 턱 성장·얼굴 골격·치아 배열을 동시에 발달시키는 중요한 운동입니다. 단단한 음식을 극도로 피하는 아이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첫째, 턱근육과 턱뼈 성장 저하입니다. 단단한 음식은 턱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근육과 뼈성장에 큰 자극을 주는데, 이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턱뼈가 약해지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둘째, 치열 공간 부족입니다. 씹는 힘은 턱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치아가 자리 잡을 공간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으면 턱뼈가 좁게 성장해 영구치가 날 자리(공간)가 부족해지고, 치아가 겹치거나 돌아서 올라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혀·입술 근육 발달 지연입니다. 씹는 힘이 약하면 혀 위치가 낮아지고 구호흡(입벌림 호흡)으로 이어져 발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사, 자, 차" 발음이 약하거나 "라" 발음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넷째, 식습관 불균형입니다. 단단한 음식 대신 부드럽고 단 음식 위주로 먹게 되어 충치 위험이 높아지고, 씹기 능력이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즉, 단단한 음식을 잘 안 먹는 것은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턱 성장·치열·호흡·언어 기능에 연결된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단단한 음식 거부하는 아이, 집에서 어떻게 도울까?

단단한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아이에게 억지로 "씹어!"라고  요구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턱과 입 근육을 사용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식감의 단계를 천천히 올리는 것입니다. 아주 부드러운 과일부터 시작해 익힌 당근·고구마, 오이, 사과처럼 조금씩 단단한 질감을 경험하게 하면 아이가 부담 없이 씹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한 입만 더!"보다 "이건 어떤 식감일까?"같은 호기심 유도 표현이 더 잘 통합니다. 또한 양쪽으로 번갈아 씹기를 도와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쪽만 쓰면 턱 비대칭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식사 외에도 턱·입 근육을 키우는 활동은 많습니다. 풍선 불기, 빨대 불기, 비눗방울 놀이, 종이컵 날리기 등은 입술·턱 근육을 강화하는 좋은 놀이이빈다. 젤리나 말랑한 간식을 "앞니로 한 조각만 끊어먹기"놀이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아이가 입을 자주 벌리고 있다면 코호흡 습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입벌림은 턱 성장에 큰 영향을 주므로 "입 다물기 스티커 챌린지", "10초 입 다물기 놀이"를 활용하면 아이가 즐겁게 따라옵니다. 또한 수면 중 입을 벌리고 자거나, 씹을 때 턱이 쉽게 피곤해한다면 치과·이비인후과·언어치료 협진이 큰 도움이 됩니다. 코막힘, 아데노이드 비대, 구강 구조 문제 등 숨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턱과 치아 성장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필요한 경우 구강근기능훈련(OMFT)으로 씹기·혀·입술 기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조금씩 씹는 경험을 늘리고 턱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격려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단단한 음식을 싫어한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씹는 힘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경험 속에서 조금씩 자라는 능력입니다. 아이가 단단한 음식을 피하는 모습은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턱과 치열, 호흡, 감각 발달을 보여주는 작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식감 경험을 늘려주고, 필요하다면 치과 검진으로 씹기와 턱 발달 상태를 확인해주세요.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과 기다림 속에서 아이의 턱과 미소는 건강하게 성장해 갑니다. 오늘도 아이의 작은 변화를 살펴보는 당신의 마음이 가장 큰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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