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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뇌초음파, 꼭 해야 하나요? - 검사 전 엄마가 궁금했던 것들

by 케이맘K 2025. 7. 22.

생후 10일 차, 소아과에서 갑작스레 뇌초음파 검사를 권유받았습니다. 건강해 보이는 우리 아기에게 왜 이런 검사를 해야 하나 싶어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처음 듣는 단어들, 검색해도 불안만 커지는 정보들 속에서 저는 조심스럽게 뇌초음파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기 뇌초음파를 앞두고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제가 겪었던 실제 경험과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 검사 과정과 그 후의 마음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Masood Aslami 침대 위 누워있는 신생아

왜 뇌초음파를 권하나요?

처음 출산 후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이 "뇌수두증이 의심되어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너무 당황스러웠고, 무서웠습니다. 겉보기에는 건강한 아이였고, 분만 당시 문제도 없었기에 도대체 왜 이런 검사를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두개골 천문이 아직 닫히기 전인 생후 몇 개월까지는 뇌 내부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조산아이거나, 분만 중 약간의 저산소 증세가 있었거나, 머리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경우, 또는 출생 후 황달이 심했던 경우 등에는 뇌출혈이나 뇌실 확장 같은 이상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때 저는  어떤 이상이 있을 거란 걱정도 들었지만, "괜한 검사 아니야?"라는 의구심도 같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엄마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초기에 발견되어 관리나 추가 검사를 받게 된 경우도 제법 많았고, 대부분은 단순 확인용으로 초음파 진료를 받고 마음이 놓였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검사해도 손해는 없겠다'는 마음으로 진행했고, 지금 생각하면 그 결정이 저에게는 큰 안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결과를 들은 후에는 "이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못하는 검사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아이의 발달을 더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아기가 울진 않을까요?

막상 뇌초음파는 받기로 마음을 먹고 병원에 갔을 때, 저는 또 한 번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머리에 뭔가를 대는 검사인데, 우리 아기가 너무 울거나 무서워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검사 자체는 아주 간단하고,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습니다. 뇌초음파는 생후 수개월 이내, 아이의 앞쪽 머리 정수리에 열려 있는 천문(숫구멍)을 통해 초음파 기계를 대고 보는 검사입니다. 마치 배 초음파처럼 젤을 바르고 탐촉자를 살짝 문질러가며 이미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검사실에 들어가기 전, 간호사 선생님이 "아기 젖 먹인 후 졸릴 때 오면 가장 좋다"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는데, 정말 그게 팁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도 분유 수유 직후라 졸음이 와서 인지 검사 도중 크게 울지 않아 쏙, 오히려 품에 안긴 채로 잔잔하게 누워 있었습니다. 검사 시간은 길어야 10분 안팎이었고, 영상은 의사 선생님이 나중에 보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검사 자체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방서선도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말 아기 때가 아니면 이렇게 쉽게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검사가 끝난 후에는 수건으로 젤을 닦아주고 마무리되었고, 아이도 특별히 힘들어하지 않아 큰 부담 없이 끝낼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아이가 검사 중 울더라도 무조건 불안해하지 마세요. 검사실에서 함께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줄 수 있고, 대부분은 짧고 안전하게 끝나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정상이라고 해도 괜찮은 걸까요? 검사 후 생긴 의문들

검사가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큰 이상은 없겠지 싶으면서도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정상입니다. 하지만 6개월까지는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한 허탈감이 들었습니다. 그럼 왜 그렇게 걱정했을까? 아이가 보였던 울음과 수면 문제는 여전히 해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뇌초음파가 뇌 구조상의 주요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이며, 정상이라는 결과만으로도 안심해도 좋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이의 모든 행동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출혈이나 수두증, 기형 등을 배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검사 결과는 단순한 숫자나 이미지 그 이상으로, 부모의 불안을 덜어주고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감을 더해줍니다. 뇌초음파는 MRI처럼 모든 것을 알려주는 정밀 검사는 아니지만,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며 '그래도 검사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라는 확신만으로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큰 위안이 되었고,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에도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여유는 아이를 관찰하고 돌보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때로는 결과보다, 확인하고 나서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이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뇌초음파는 겁내거나 피할 검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시기에만 가능한 '아주 특별한 창'같은 기회였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장 필요해 보이지 않는 검사가 괜히 걱정을 키울 수 있지만, 단순 확인만으로도 얻는 마음의 여유는 꽤 컸습니다. 혹시 뇌초음파를 권유받아 고민하고 계신다면, 한 번쯤 해보셔도 좋을듯합니다. 아이에게 해가 없고, 부모에게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사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검사 그 자체보다, 결과 이후 아이를 믿고 조용히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