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아이 옆에서 들려오는 '갈갈...' 하는 소리, 부모라면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자면서 이를 가는 모습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치아가 상하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이갈이를 하는 이유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 아이, 왜 자꾸 이를 갈까요?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이갈이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고,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먼저 유아기에는 유치가 자리를 잡고 자라는 단계라 잇몸이 간질거리거나 치아가 흔들릴 때 편안함을 찾으려 무의식적으로 치아끼리 비비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마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거나 몸을 뒤척이는 것처럼, 아이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감각 조절 과정인 것입니다. 초등 저학년 시기가 되면 유치와 영구치가 교환되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이 시기에는 치열이 바뀌면서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불안정해지고, 뇌가 '올바르게 물리는 방식'을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턱을 꽉 깨물거나 이를 긁는 동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처음 이갈이를 보게 되었다면 "아이가 열심히 자라고 있구나" 하는 성장 신호로 받아들여도 됩니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깊은 잠과 얕은 잠을 자주 오가며 수면패턴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결에 턱 근육이 긴장되면서 무의식적인 이갈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친구 관계, 학습 스트레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쌓였을 때 수면 중 이갈이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갈이는 마음의 긴장 신호일 때도 있습니다. 코막힘이나 비염처럼 호흡 문제가 있을 때도 이갈이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입을 벌리고 자는 구호흡 자세에서는 턱의 위치가 달라지고 치아가 부딪치는 일이 늘기 때문입니다. 침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치아 발달, 수면 패턴, 감정 변화, 호흡 문제가 서로 연결되어 이갈이를 만들고 강화합니다. 따라서 "왜 이럴까?" 하고 한 가지 이유만 찾기보다는 아이의 하루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냥 둬도 괜찮을까? 이갈이가 남기는 변화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이갈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지만, 오랜 기간 힘을 주어 이를 가는 경우에는 치아와 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니가 닳아 모양이 둥글게 변하거나 치아 길이가 짧아 보이는 치아 마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직 영구치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시기에는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치열이 더 불균형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치가 약해진 상태에서 강하게 갈면 치아가 흔들릴 때 통증을 더 느끼거나 잇몸이 민감해지기도 합니다. 수면 중 턱을 꽉 깨물면 턱관절(턱을 여닫는 부분)에도 부담이 쌓입니다. 아침에 턱이 뻐근하다거나 음식을 씹을 때 덜컥거리며 소리가 난다면 이갈이가 턱관절을 자극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회복력이 좋아 금방 괜찮아질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치우치는 편측 저작 습관이 생기고, 교합이 더 불균형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이갈이는 단순한 치아 문제를 넘어 아이의 하루 에너지와 정서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아이가 일주일에 여러 번 이를 갈거나, 아침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부모가 보기에도 힘을 많이 주는 것 같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갈이는 흔한 성장 과정이지만, 아이의 몸이 보내는 변화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영구치 배열이 자리 잡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작은 관심만 있어도 아이의 치아와 턱 기능을 건강하게 지켜 줄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실천! 이갈이 줄이는 방법
이갈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지 마!"라고 바로 제지하기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수면 루틴을 유지하고, 잠들기 전 자극적인 영상 시청을 줄여 뇌를 차분하게 만들면 깊은 잠에 도달하기 쉬워집니다. 수면 환경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 온도는 따뜻하게, 조명은 은은하게 맞추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낮 동안에는 턱과 입 근육을 사용하는 활동을 늘려 주세요. 단단한 과일이나 오이를 양쪽으로 골고루 씹어 먹게 하고, 풍선 불기나 빨대 불기 같은 놀이형 근육 강화도 추천합니다. 입을 자주 벌리는 아이라면 "입 다물기 스티커 미션" 같은 가벼운 게임으로 코 호흡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마음을 살피는 대화가 꼭 필요합니다. 표현하지 못한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잠버릇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늘은 어땠어?", "속상한 일 있었어?"하고, 작은 질문을 건네보세요. 아이가 감정을 털어놓으면 턱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교합 상태, 치아 마모 여부, 턱관절 스트레스 여부 등의 문제를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면 수면 보호 장치(마우스 피스)로 치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영구치가 자리 잡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예방입니다.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과 부드러운 응원이 더해지면, 아이의 몸도 마음도 더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 곁을 지켜주는 부모님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자면서 이를 가는 모습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흔히 보이는 변화입니다. 대부분은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줄어들지만, 부모님의 세심한 관심과 따뜻한 지지가 더해진다면 아이의 치아와 턱 발달이 훨씬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곁에서 아이를 지켜봐 주는 마음만으로 우리 아이는 든든합니다. 잠 속에서 자라도 마음이 편안할 수 있도록, 아이의 하루와 감정을 살펴주며 함께 성장해 주세요. 부모님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