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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잦은 아픔, 혹시 마음의 SOS일까?

by 케이맘K 2025.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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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몸이 자주 아프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열이 나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할 때가 있습니다. 부모는 감기나 소화불량을 의심하지만, 원인을 찾아도 뚜렷한 병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의 마음속 불안이 몸으로 표현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유아기의 감정은 아직 말로 완전히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불편한 감정을 몸의 신호로 대신 전달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성인에게도 두통이나 위염처럼 신체 증상을 유발하듯, 아이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마음의 병'을 남깁니다. 특히 정서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유아기에는 감정과 신체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유아기의 불안이 신체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부모가 일상에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Kelly Sikkema 우는 유아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파요

감정은 단지 마음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뇌와 신경계, 호르몬의 작용을 통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실제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아이가 긴장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이 긴장하며, 위장의 소화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불안한 아이들은 종종 "배 아파", "머리 아파", "토할 것 같아"와 같은 말을 자주 합니다. 특히 유치원 입학, 부모와의 분리, 낯선 환경 같은 변화는 아이에게 큰 심리적 자극으로 작용하여 이런 신체 반응을 자주 일으킵니다. 아이는 감정을 설명할 언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안이나 긴장이 그대로 몸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신체화 증상'이라고 부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억누르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이때 부모가 "배가 아픈 건 마음이 불편해서일 수도 있어"라고 다정하게 알려주면, 아이는 점차 감정과 몸의 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중요한 건 아이의 신체 증상을 단순히 '꾀병'으로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아이의 마음에는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자리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도 유아기에 대변을 보는 것을 힘들어했습니다. 대변을 보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던 경험이 아이에게는 너무나 싫은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밥을 먹으면 대변신호가 오기에 밥을 거부하는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밥 먹기 싫어해서 거부한다고 아이의 행동을 잘못 읽고, 다그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불편했던 경험으로 인해 마음이 신체의 신호를 거부하고 있구나 느끼며, 아이의 마음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부모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공감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불안이 남긴 작은 신호들

유아기의 불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몸에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증상이 복통, 두통, 식욕 저하, 수면 장애입니다. 어떤 아이는 유치원 가기 전마다 배가 아프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밤마다 이를 갈거나 손톱을 물어뜯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이유 없이 열이 오르거나, 자주 피곤하다고 느낍니다. 이런 증상들은 대개 신체 질환보다는 정서적 긴장에서 비롯됩니다. 불안이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어 면역력이 약해지고, 감기나 염증에도 쉽게 노출됩니다. 실제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는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주 아프거나 쉽게 피로를 호소한다면, 단순히 체력이 약한 게 아니라 마음이 지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불안은 수면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걱정이 많은 아이는 잠들기 전 "엄마 내일 유치원에 나 데리러 꼭 와줄 거지?" 같은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는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악몽을 꾸거나 자주 깨기도 합니다. 그 결과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고, 작은 일에도 감정 변화가 많습니다. 부모가 이런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아이는 점점 더 불안을 내면화하여 '조용한 아이'로 보이지만 속은 늘 긴장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신체적 변화는 단순한 병의 징후가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도움 요청'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안을 줄여주는 환경과 부모의 공감이 바로 아이의 면역력과 회복력의 첫걸음입니다. 

부모의 공감이 아이를 안정시켜요

유아기의 불안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다루는 법'을 배우게 하는 과정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태도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우기 때문에, 부모의 감정 안정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부모가 자주 불안하거나 예민하면 아이도 쉽게 긴장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차분하고 일관된 태도로 반응하면, 아이는 '세상은 안전하다'는 기본 신뢰를 형성합니다. 이를 돕는 첫 번째 방법은 예측 가능한 하루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수면, 식사, 놀이 시간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오늘은 유치원 다녀오면 같이 공원 산책 가자"처럼 미리 예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두 번째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가 화를 내거나 무서워할 때 "그럴 수 있지", "무서웠구나"처럼 감정을 이름 붙여 말해 주면, 아이는 불안을 설명할 언어를 배우게 됩니다. 세 번째는 스킨십과 공감 대화입니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아, 엄마가 곁에 있어"라는 짧은 말은 어떤 약보다 강력한 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 아이가 불안을 느끼더라도 '괜찮다'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불안이 심하거나 장기화될 경우에는 소아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문가의 조언은 아이의 정서 발달을 돕고, 부모의 양육 태도를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마음을 돌보는 것은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앞서야 할 예방입니다. 결국 부모의 따뜻한 시선과 일상의 안정된 루틴이 아이 마음의 가장 든든한 약이 됩니다.

 

유아기의 불안은 단지 기분 변화가 아니라, 몸의 언어로 표현되는 신호입니다. 부모가 그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고 공감해 준다면, 아이는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몸이 자주 아프다면, "어디가 아파?"보다 먼저 "요즘 마음이 어때?"라고 물어보세요. 부모의 한마디 관심이 아이의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의 회복이 결국 아이의 건강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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