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리 아이 손놀림, 그냥 놀이일까? 소근육 발달의 시작

by 케이맘K 2025. 7. 15.

유아기는 손으로 만지고 누르고 찢는 모든 행동이 소근육 발달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 아이의 일상 속 소근육 발달 과정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고,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까지 함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Jonathan Borba 손놀이 중인 유아

소근육 발달, 꼭 신경 써야 할까요?

유아기에는 눈에 띄는 성장과 함께 소근육 발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소근육이란 손가락, 손목, 발가락 등 비교적 작은 근육을 말하는데, 이 부분의 성장은 아이의 일상생활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흔히 아이가 숟가락을 사용하거나 단추를 잠그는 것이 어려울 때 단순한 미숙함이라 여기기 쉽지만, 이는 소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만 1~3세 사이에는 잡고, 누르고, 쥐는 능력이 서서히 발달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자극이 부족하면, 이후 자조능력이나 집중력, 언어 표현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행동은 단순한 식사 행동이 아닌, 손가락 힘과 조절 능력을 기르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또한 손놀림이 익숙해져야 칫솔질이나 세수, 배변 시 팬티 내리기 같은 자립적인 생활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손을 잘 쓰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주변 또래 친구들보다 숟가락 사용이 늦고 블록 놀이도 흥미 없어하는 모습을 보고 소근육 자극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일상 속에서 작은 움직임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소근육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소근육 발달은 글씨 쓰기 같은 미래의 기술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의 생활 자립능력을 키워주는 첫걸음에 있습니다. 

생활 속 놀이가 최고의 소근육 자극이에요

소근육 발달을 위해 꼭 거창한 교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아주 사소한 행동들이 사실 최고의 자극이 되곤 합니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블록 쌓기나 크레용 쥐기를 어려워했지만, 놀이처럼 반복하다 보니 손끝에 힘이 생기고 점점 스스로 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쌀알이나 작은 콩 줍기, 집게로 물건 옮기기, 색종이 찢기, 점토나 클레이 반죽하기, 스티커 떼기 등이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손가락에 힘을 주고 조절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줍니다. 처음엔 금방 지루해하거나 어려워할 수 있지만, 놀이처럼 접근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 훈련과 힘조절을 함께 할 수 있는 삶은 메추리알이나 삶은 달걀 껍질 까기 같은 활동이 소근육 발달에 가장 좋았습니다. 아이도 엄마랑 같이 앉아서 껍질을 까면서 이야기도 하고, 장조림도 만드는 요리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식사시간에도 본인이 만들었다면서 잘 먹기도 하며 매우 만족해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세숫대야에 손수건과 여러 색 스펀지를 물에 적셔놓고, 짜보게 하는 것도 아이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소근육 발달 훈련이라 생각합니다. '잘했어!' 보다는 '해봤구나!'처럼 과정 자체를 인정해주는 말이 아이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반복과 즐거움이 소근육 발달에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많이 느꼈습니다. 

너무 빠르거나 늦어도 걱정? 발달은 다 달라요

소근육 발달은 아이마다 속도 차이가 큽니다. 어떤 아이는 18개월 무렵부터 숟가락을 능숙하게 다루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3살이 되어도 손가락 힘이 약해 젓가락 사용을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아이가 너무 느린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컸지만, 병원에서 영유아검진을 받으면서 '발달 속도는 제각각이며, 조급해하지 말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도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손가락 조작은 시도와 반복을 통해서 서서히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아직 준비되지 않은 아이에게 억지로 시도하게 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정한 자극을 주되,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옷 단추를 끼우게 하기, 손가락 그림물감 놀이, 부드러운 실 끼우기 등은 단순한 듯 보여도 아이 손의 협응능력과 집중력을 키워주는 데 효과가 컸습니다. 때로는 아무런 개입 없이 혼자 노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봐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만드는 경험을 자주 주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충분히 칭찬해 주는 태도였습니다. 아이가 작고 미숙한 손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을 매일 실감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근육 발달은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일상 속 작은 놀이와 반복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 줍니다. 억지로 연습시키기보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주시길 바랍니다. 손끝에서 시작되는 아이의 놀라운 성장, 오늘부터 함께 지켜보며 응원해 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