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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처럼 배우는 유아 한자, 그림으로 익히는 첫 한자 놀이 이야기

by 케이맘K 2025. 7. 16.

'한자는 초등학교 가서 배워도 늦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요즘은 유아기부터 한자를 접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꼭 공부처럼 가르치지 않더라도, 아이가 한자에 흥미를 가지고 그림처럼 받아들이는 과정은 언어 감각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걸 유아에게 시켜도 될까?"하고 망설였지만, 유치원에서 첫걸음을 하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한자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희 아이가 한자를 처음 접한 시기부터, 일상 속에서 어떻게 흥미를 붙였는지, 그리고 억지 공부 없이 즐겁게 접근할 수 있었던 방법들을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Stephen yu 한자쓰기

유아 한자 교육,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처음 한자를 유아에게 노출시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너무 이른 것 아니야?"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아직 책 읽기에도 힘든 나이였기 때문이 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한자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려웠다는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고, 한창 뛰어놀 나이에 글자 공부는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시작된 한자 공부가 아이에게 흥미로웠는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마법천자문 만화책을 보는 등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한자들도 그림처럼 표현되어 아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고, 오히려 '그림 문자'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유아기의 두뇌는 언어와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와 방법만 맞춘다면 한자는 아이에게 흥미로운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중요한 건 '외우게 하는 학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벽에 붙이는 한자카드, 낱말 스티커, 생활 속 사물 이름을 붙여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에 '車(차)', '魚(물고기)'와 같이 쉬운 글자를 붙여주었고,  그저 지나가며 읽어주는 정도였지만 아이는 자주 보다 보니 스스로 기억하려 했습니다. 또 한자에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이 언어 감각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놀이처럼, 그림처럼 시작하니 한자가 아이에게 '공부'가 아닌 '이야기'로 다가가게 되었고, 이 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놀이처럼 접근하는 한자 학습 방법

유아에게 한자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재미'였습니다. 책상에 앉혀 놓고 외우게 하는 방식은 금세 지루해지고, 아이도 스트레스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 한자 카드,  창문이나 벽에 붙일 수 있는 한자 그림 스티커를 활용하여 시작적으로 익숙해지도록 했습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그림책에 나오는 '鳥(새)', '馬(말) 등의 글자를 손으로 짚으며 말해주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하기도 했습니다. 마트에서 '水(물)'가 적힌 생수병을 보고 "이건 전에 봤던 글자야!"라고 말할 때, 반복 노출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중요한 건 '뜻'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읽는 것보다 의미를 이해하면 훨씬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예쁘고 알기 쉬운 그림 한자책도 효과적이었는데, 글자마다 관련된 이야기나 연상이 붙어 있어서 아이가 상상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이야기 속에서 한자를 발견하는 것을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즐겼고, 하루에 하나씩 자연스럽게 익혀갔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아이에게는 한자가 재미있는 놀이이자 탐험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도 생활과 연결된 한자는 아이에게 언어가 아닌 놀이로 다가갔습니다. 반복과 즐거움이 쌓일수록 아이의 관심도 점점 커졌습니다. 

아이의 흥미를 키우는 부모의 자세

한자 교육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너무 빠른 거 아니야?"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욕심이 앞섰습니다. 한자를 일찍 익히면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부모의 기대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반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아이가 지루해하거나 힘들어하면 오히려 한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익히기'보다는 '친해지기'에 초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한자는 획수도 많고 모양도 복잡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따라 쓰기보다, 자주 보는 글자를 인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아이가 어떤 글자를 지나가다 알아보며 말할 때면 "아, 익숙해졌구나" 싶어 기뻤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흥미를 보이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고, 그날그날 아이의 상태에 따라 조절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의 태도가 중요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거나, 하루에 몇 글자를 외웠는지를 따지는 순간 아이는 흥미를 잃게 됩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한자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것을 목표로 했고, 정해진 진도보다도 아이가 얼마나 즐기며 받아들이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유아기는 무엇이든 '놀이처럼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걸, 한자 노출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유아기 한자 교육은 외우는 것보다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재미있게 놀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오늘 한 글자에 흥미를 가졌다면, 그걸로도 충분한 시작입니다. 아이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작은 반복이 큰 배움으로 이어진다는 걸 분명 느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