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거나 봄철 환절기가 다가오면 부모 마음은 덩달아 긴장하게 됩니다. 바로 수두 같은 전염성 질환이 유행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아는 면역력이 약하고 생활 습관도 형성되는 중이라 작은 감염에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두는 한 번 앓으면 평생 면역이 생기는 질환이지만, 발진과 고열, 가려움 등으로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또한 합병증 위험도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아 수두의 원인과 특징, 주요 증상과 경과,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와 예방 수칙을 세 가지 측면에서 자세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모로서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아 수두, 왜 생기나요?
수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라는 특수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전염성 질환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해,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비말을 통해 쉽게 퍼집니다. 또 발진 부위의 수포 속에도 바이러스가 가득해 아이가 긁는 손으로 장난감이나 문 손잡이를 만지면 다른 가족이나 친구에게 곧바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집단생활을 하는 유아들 사이에서 특히 빠르게 퍼집니다. 유아가 수두에 취약한 이유는 면역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후 몇 개월간은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가 아이를 보호해 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 효과가 줄어듭니다. 돌 이후부터는 아이 스스로 면역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전염성 질환에 노출되면 쉽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손 씻기나 기침 예절이 습관화되지 않아 바이러스가 더 쉽게 퍼집니다. 수두는 한 번 걸리면 평생 면역이 생기는 특징이 있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드물게는 성인이 되어서도 재감염되거나,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대상포진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젠가 한번 앓는 게 낫다"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두는 대체로 자연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폐렴이나 뇌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두의 주요 증상과 경과
수두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발열과 피부 발진입니다. 초기에는 아이가 미열과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밥을 잘 먹지 않고 칭얼거리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먼저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면 작은 붉은 반점이 얼굴이나 가슴, 배에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 반점은 곧 물집(수포)으로 변하고, 다시 딱지로 마르면서 치유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며칠간 새로운 발진이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발진 단계가 섞여 보이는 것이 수두의 특징입니다. 발진은 얼굴과 몸통에서 시작해 팔다리, 두피, 입 안 점막까지 퍼질 수 있습니다. 심하면 전신이 가렵고, 아이는 긁느라 밤잠을 설치게 됩니다. 이때 긁힌 자국으로 2차 세균 감염이 생기면 상처가 곪고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손톱을 짧게 깎아 주고, 시원한 목욕이나 진정 로션으로 가려움을 완화하는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수두는 열과 발진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고열이 오래 지속되거나, 기침·호흡 곤란·심한 두통 같은 합병증 신호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아이가 39도 이상의 고열을 오래 보이거나, 구토·의식 저하 같은 이상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두는 발진이 시작된 지 7~10일 정도면 호전되며, 딱지가 모두 마르면 전염력이 사라집니다. 따라서 보육 시설이나 학교는 보통 딱지가 완전히 생길 때까지 등원을 제한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집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쉽지 않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전파를 막는 중요한 과정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법과 예방
수두는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집에서의 관리가 아이의 회복 속도와 편안함을 크게 좌우합니다. 첫째, 가려움 완화가 중요합니다. 미온수로 짧게 목욕을 시키고, 의사가 처방한 항히스타민제나 진정 로션을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환부를 긁지 않도록 손톱을 깎아 주고, 면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혀 피부 자극을 줄여 주세요. 둘째,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이 필요합니다. 발열과 발진으로 체력이 떨어지므로 아이가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물이나 미지근한 차, 수분이 많은 과일을 자주 주어 탈수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셋째, 전염 차단을 위한 생활 관리가 필요합니다. 수두는 발진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염력이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보이면 외출을 자제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 생활을 피해야 합니다. 형제나 가족에게 옮기지 않도록 수건, 식기, 장난감을 구분해 사용하고, 자주 환기와 소독을 해 주세요. 넷째, 예방접종은 가장 확실한 보호 수단입니다. 수두 예방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접종을 권장합니다. 접종을 하면 수두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설령 걸리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갑니다. 일부 부모는 "접종해도 걸린다는데 굳이 맞아야 할까?"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접종자는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훨씬 낮습니다. 예방접종은 아이뿐 아니라 형제·부모·조부모까지 포함한 가족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됩니다.
유아 수두는 흔한 질환이지만, 그만큼 관리와 예방이 중요합니다. 발진과 고열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덩달아 지치지만, 차분히 원인과 증상을 이해하고 관리 방법을 알면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청결한 생활 습관,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이라는 기본 수칙만 지켜도 아이는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이 아이에게 가장 든든한 치료제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