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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과 함께 찾아온 아기 변비, 이렇게 관리했어요

by 케이맘K 2025. 7. 12.

유아 변비는 많은 부모들이 겪는 첫 육아 고민 중 하나입니다. 아기가 며칠씩 대변을 보지 않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당황스럽고 걱정은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이 글에서는 저희 아이가 이유식 시작 후 겪은 변비 경험을 중심으로, 의사에게 들은 정보와 실제 효과를 본 관리법까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Daniel K Cheung 변기에 앉아 있는 피규어

이유식과 함께 시작된 변비, 처음엔 몰랐던 변화의 신호

이유식을 시작하고 한 달 즈음 지나자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찡그린 표정으로 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대변을 보는 횟수가 매일에서 2일 또는 3일로 줄어들었고, 자꾸 구석에 앉아 끙끙대며 방귀만 뀌고, 대변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이전에는 하루 한번 이상 규칙적으로 변을 봐왔기에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변을 못 본 지 5일 차가 되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이 아이가 힘없이 축 쳐서 누워있고만 싶어 한다고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이유식 초기에는 수분섭취가 줄어들고 섬유질도 부족하기 쉬워요. 쌀미음만 먹이면 변이 단단해져서 변비가 올 수 있어요."라고 하셨어요. 알고 보니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아이 몸이 새로운 음식을 소화하려 애쓰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배나 고구마, 애호박 같이 부드러운 수분 많은 재료를 더 먹게 하고, 물도 자주 마시게 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워낙 새로운 음식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 생각만큼 잘 먹어주질 않았어요.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그 모양이 아닌 다른 형태로 제공해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캐릭터 접시나 컵에 담아 식사 시간을 유도해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배에 힘주는 시간을 눈여겨보고, 대변을 본 날은 그 전후로 먹은 재료를 기록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원인을 하나씩 짚어나가다 보니, 아이 배변도 서서히 규칙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변비는 단순히 며칠 못 봤다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몸이 주는 변화의 신호라는 것을 그때 처으로 느꼈습니다.

수분·식단 조절과 마사지, 꾸준한 관리가 변화를 만들어요

우리 아의 변비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수분 섭취 늘리기였습니다.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분유나 우유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다 보니 수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물을 잘 마시지 않아서 멋진 캐릭터가 있는 빨대컵을 준비하고, 이유식 후에는 한두 스푼씩 물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양은 적었지만, 조금씩 마시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다음은 식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쌀미음에서 변비가 심해지자, 고구마, 배 퓌레, 삶은 브로콜리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재료를 조금씩 시도했습니다. 특히 익힌 배는 장운동을 돕는데 효과가 있었고, 고구마는 퍽퍽해서 아이가 잘 먹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권해주셨던 말린 자두는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큰 덩어리를 건포도처럼 잘라주었더니 오며 가며,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배 마사지'였습니다. 하루 두 번, 손을 따뜻하게 데워서 배를 시계방향으로 문질러 주면 아이가 편안해졌습니다. 목욕 후나 기저귀 갈기 전, 시간을 정해두니 아이도 익숙해졌습니다. 변비가 심할 때는 발바닥 마사지도 영상을 따라 해 봤는데 신기하게도 다음 날에 효과가 있기도 했습니다. 물론 바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며칠씩 꾸준히 해주면 아이도 점점 편안해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었습니다. 오늘 당장 나아지지 않아도 아이의 몸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배변 습관 만들기 - 루틴과 정서적 안정이 관건이에요

식단이나 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변비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건 '배변 루틴'과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대변을 볼 때마다 불편한 감정이 쌓였던 건지, 나중에는 변기에 앉는 것도 거부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 중 일정한 시간(저녁 식후)에 기저귀를 갈며 배변 자세를 잡아주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효과도 없었고, 일주일마다 병원에 가서 관장을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자꾸 이러다 배변에 너무 겁을 먹는 것은 아닌지, 아이의 마음에 수치심이나, 엄마가 모르는 다른 상처받은 마음이나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져만 갔습니다. 꾸준히 일정한 시간에 스스로 앉기만 해도 칭찬스티커를 붙여주며 손뼉 쳐주고, 안아주기를 했습니다. 변기에서 앉아서 음악 듣기도 시켜보고, 편안하고 안정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관장하러 병원에 다니던 초기에는 아이가 '엄마, 그냥 관장할래...' 라고 말할 만큼 힘들어했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처음부 꾸준히 시도했습니다. 아이가 힘주는 순간을 발견하면, 배를 살짝 눌러주거나 등을 쓸어주는 방식으로 도와주었습니다. 꼭 두 손을 맞잡고 같이 힘도 주고, 같이 웃으면서 견뎌냈습니다. 또 아이가 대변을 보고 난 후에는 크게 칭찬도 해주면서 '변을 보는 게 기분 좋은 일'로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그 효과인지, 며칠이 지나자 아이도 배변 시간에 스티커를 미리 손에 들고 변기에 앉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정서적인 안정 위에 가능했습니다. 아이가 '변 보는 시간은 무언가 내가 잘못한 시간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하는 편안한 시간'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입니다. 저런 시절이 있어서 지금에 와서는 정말 규칙적으로 저녁시간에 대변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유아 변비는 단순히 변을 못 본다는 문제가 아니라, 아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급함보다 '아이의 리듬'을 함께 맞추어 가는 부모의 시선과 기다림입니다. 수분, 식단, 배변 습관, 정서적 안정까지. 그 모든 작은 실천들이 모여 아이의 몸이 스스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오늘도 변비로 고생하는 우리 아이가 다시 편안한 표정을 짓는 날까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 작은 변화가 모여 결국 큰 성장을 만들어간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