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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물집이 났어요 - 헤르페스성 구내염일까?

by 케이맘K 202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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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아이의 입가를 살피다가, 혹은 밥을 먹는 아이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을 볼 때 "혹시 입안에 상처라도 난 걸까?" 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유난히 예민하게 아파하고, 물만 마셔도 울컥하고, 갑자기 열까지 나면 부모는 더 불안해집니다. 특히 입안에 작은 물집이나 궤양 같은 상처가 여러 개 보이면 "헤르페스성 구내염 아니야?" 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영·유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한 번 걸리면 유난히 힘들다'는 인식 탓에 부모에게 더 겁을 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 입안에 물집이 생겼을 때 어떤 원인들이 있는지, 헤르페스성 구내염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집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진 출처: Unsplash / T2 Graphy 유아 발

왜 아이 입안에 물집이 생길까? - 원인은 다양해요

아이 입안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는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입안 물집 = 헤르페스'라고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여러 원인이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은 단순포진 바이러스(HSV-1)에 의한 감염입니다. 영·유아는 면역체계가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않아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데, 특히 헤르페스는 입술 주변과 잇몸, 혀, 볼 안쪽 점막에 작은 물집이 여러 개 생기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물집은 금방 터지며 궤양으로 변해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아이가 물조차 삼키기 어려워하곤 합니다. 또 한 가지 흔한 원인은 수족구병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족구를 '손·발·입'에만 생기는 병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엉덩이나 다리 뒤쪽에도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입안에도 작은 궤양이 생길 수 있어 헤르페스와 혼동되기 쉽습니다. 아프타성 구내염(원형 구내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면역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 미세한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동그랗고 하얀 궤양이 1~2개 정도만 생기고 고열이 거의 없는 점이 헤르페스와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또한 아이들은 장난감이나 숟가락, 단단한 음식을 씹다가 입안을 긁어 상처를 내기도 하는데, 이 상처가 흰 막처럼 보이며 물집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간혹 특정 음식이나 치약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점막이 붓고 작은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부모가 너무 단정적으로 "헤르페스인가?" 하고 걱정하기보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열이 나는지, 물집의 개수와 위치는 어떤지 차분히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일까? - 꼭 알아야 하는 핵심 특징들

그렇다면 어떤 경우 헤르페스성 구내염을 의심해야 할까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갑작스러운 고열, 잇몸 염증, 다발성 궤양 세 가지입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보통 38~40도의 고열로 시작되며, 이 열이 2~3일 정도 이어진 후 입안 여러 부위에 동시에 작은 물집이나 궤양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잇몸이 빨갛게 붓고 쉽게 피가 나는 '치은염'이 함께 나타나는 것도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입 냄새가 갑자기 심해지거나, 아이가 침을 삼키지 못해 계속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통증이 심해서 평소 좋아하던 음식도 거부하고, 심한 경우 물조차 삼키지 못해 탈수 위험이 커집니다. 수족구병과의 차이를 묻는 부모님도 많은데, 수족구병은 손, 발, 입뿐 아니라 엉덩이나 다리 뒤쪽에도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큰 구분점입니다. 반면 아프타성 구내염은 1~2개의 작은 궤양만 생기고 고열이 거의 없어 비교적 가볍게 지나갑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보통 생후 6개월~5세 사이에 자주 발생하지만 초등 저학년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질환은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탈수 여부, 통증의 정도, 열의 지속되는 기간입니다. 고열이 3일 이상 계속되거나, 아이가 전혀 물을 마시지 못하거나, 잇몸 출혈이 심하다면 진료가 꼭 필요합니다. 조기에 상태를 확인하면 아이가 훨씬 편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어떻게 도울까? - 아이가 제일 힘들어하는 건 '통증'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 아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통증입니다. 그래서 집에서의 관리는 결국 통증 줄이기와 탈수 예방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면 됩니다. 뜨겁거나 짠 음식, 신맛이 강한 과일, 바삭하고 딱딱한 식감은 상처를 자극해 통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먹기 쉬운 미지근한 수프, 묽은 죽, 부드러운 요거트, 차가운 과일 등이 도움이 됩니다. 물 섭취가 어려울 때는 한 번에 많이 마시게 하기보다 숟가락으로 한두 스푼씩 자주 마시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얼음 조각을 살짝 녹여 먹이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양치질은 통증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하루 한 번은 부드러운 칫솔로 살살 닦아주거나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헹궈주는 정도는 유지해야 세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해열제는 열뿐만 아니라 통증 완화에도 효과적이어서 식사 전이나 잠들기 전에 사용하면 아이가 훨씬 편안해집니다. 다만 국소 도포제나 추가 약물은 반드시 병원 진료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억지로 먹이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잘 먹는 것보다 잘 버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속도에 맞춰 주세요. 대부분 5~7일 지나면 통증이 눈에 띄게 줄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됩니다.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잇몸이 민감하거나 구내염이 반복된다면 치과 검진을 통해 구강 점막 건강, 양치 습관, 구강 위생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 아이도 부모도 참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물집이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은 시간과 적절한 관리로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헤르페스성 구내염 역시 아이가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통증과 수분 관리만 잘해도 훨씬 편하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치료보다 부모의 따뜻한 관찰과 기다림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작은 신호 하나까지 살피는 당신의 마음, 그 자체가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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